DePIN, 물리적 인프라 메이킹의 새 시대

TL;DR:

✅DePIN은 물리적 인프라를 위한 토큰 인센티브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로, 블록체인 기술 초창기부터 기대를 받은 섹터입니다. 

✅프로토콜 메이커와 리소스 제공자, 소비자 간에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토큰 경제학에 의해 성장 모멘텀을 가지고 중앙 집중형 인프라와 경쟁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내에서 참여자의 역할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DePIN은 기존 중앙 집중형 인프라보다 더 나은 확장성과 비용 효율성, 보안을 특징으로 경쟁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AI의 도입과 함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섹터로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배경

블록체인은 참여자의 기여에 대한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는 플라이 휠을 통해 기존 IT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참여자의 기여는 주로 탈중앙화를 위한 보안 혹은 유동성 공급이 주를 이루어 왔지만, 앞으로 펼쳐질 블록체인 세상은 특정 리소스를 제공하는 참여자가 보상을 받아갈 수 있는 탈중앙화된 인프라가 펼쳐질 것입니다. 이는 소프트웨어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데이터 저장소를 제공하며 보상을 받을 것이고, 휴식중인 연산 장치를 제공함으로써 보상을 받는 이도 생길 것이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많은 물리적인 인프라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리소스가 공급자에서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물리적인 인프라를 탈중앙화적으로 형성되는 인프라, 이를 DePIN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에너지와 데이터, 유무선 네트워크와 같은 필수 인프라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프라를 제공하고 관리하는 업무는 대부분 중앙 당국이나 민간 기업하에 놓여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중앙 집중형 방식의 인프라에는 독점으로 인한 비용 상승, 확장성과 투명성의 한계, 리소스의 효율성 저하가 동반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중앙 집중형 방식의 인프라가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경쟁에서 승리한 인프라 공급자의 독점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 상승을 가져올 수 밖에 없고, 더 많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확장해 나갈 동기를 잃어버리곤 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단일 주체에 의해 공급되는 인프라가 아니라 참여자들이 만들어 나가는 탈중앙화되고 토큰 인센티브에 의해 운영될 수 있는 인프라를 형성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DePIN은 탈중앙화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를 의미합니다. 용어 자체는 익숙하지 않지만, 블록체인에서는 유사한 섹터가 이미 존재했습니다. 과거에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었던 EdgeFi, PoPw(Proof of Physical Work), TIPN(Token Incentivized Physical Networks) 와 같은 용어들에 대한 합의가 필요했고, 메사리에 의해 DePIN이라는 용어가 사용되면서 이런 섹터를 통칭하는 단어로 합의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메사리(Messari)는 향후 10년 동안 암호 화폐 투자의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성장 모멘텀

DePIN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인프라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1) 실제 물리적인 환경에 대한 구축과 유지 관리 (2) 오프체인 컴퓨팅 환경 (3) 블록체인 아키텍처 (4) 토큰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탈중앙화 네트워크와 다른 점은 소프트웨어로만 이루어진 네트워크가 아닌, 실제 물리적인 환경과 각 항목들이 연관되어 조화를 이룬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컴퓨팅 환경이 필요한 경우, 물리적인 장치(예. 센서)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나 이에 대한 고성능 연산 네트워크, 대용량 데이터 저장에 필요한 물리적인 환경을 의미합니다. 또한 토큰 인센티브라 함은 물리적인 환경을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필요한 리소스를 제공한 기여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모델입니다.

 

각 요소들이 목적에 맞게 충족되었을 때, DePIN의 성장 기반이 마련됩니다. DePIN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프로토콜들과 토큰 인센티브는 인프라 형성에 필요한 기여자를 모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합니다. 인프라에 필요한 리소스를 기여할 수 있는 제공자는 초기 인프라 빌딩을 위한 기여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므로  중앙 집중식 인프라와의 경쟁을 위한 초기 부트스트랩 과정에 견인합니다. 인프라가 성장함에 따라 더 많은 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생태계가 성장하면서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상태로 전환된다면, 긍정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DePIN은 기존의 중앙 집중적이고 독점적인 인프라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할 수 있으며, 기존의 인프라에서 가지지 못한 여러가지 장점들을 흡수하여 더 나은 네트워크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DePIN이 더 나을 수 있는 이유

DePIN은 토큰 보상을 기반으로 참여자들이 리소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참여자들이 구성해 나가는 네트워크 입니다. 이것이 기존의 중앙 집중형 물리적 인프라구조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첫 번째는 개방형 인프라 형성을 통한 높은 확장성입니다. 정부나 민간 기업이 주도하는 인프라에서는 경쟁에서 승리한 특정 기업이 독점을 통해 공고한 지위를 활용하므로, 비용 효율성을 위해 확장성을 의도적으로 제한하거나 더 넓은 인프라 제공을 위한 동기 부여를 상실합니다. 하지만 DePIN은 참여에 제한이 없는 리소스 제공자들을 바탕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성장할 수록 더 많은 참여자들을 끌어모으는 효과로 더 큰 확장성으로 이어질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특정 주체가 독점 하에 가격을 조정하지 않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리소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제공되는 수많은 컴퓨팅 및 데이터 스토리지는 상위 일부 기업들에 의해 제공되며, 높은 채택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일부는 소비한 만큼 효율적으로 리소스를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탈중앙화 환경에서 제공되는 컴퓨팅이나 스토리지는 커뮤니티에 의한 거버넌스를 활용하여 참여 가능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으며, 유지 관리 비용 면에서 대규모 처리를 요구하는 중앙집중형 방식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제공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기존 인프라에 대비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DePIN을 통해 리소스 제공자와 소비자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공유 경제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개인적인 물리 저장장치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물리적 인프라를 항상 가동시킬만큼의 상황은 나오지 않으며, 물리적 인프라 대비 리소스의 효율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유휴상태의 물리적 인프라가 점점 증가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DePIN은 이를 효율적으로 전환시키고 리소스 제공자에게 금전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에게 더 저렴한 방식의 리소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므로 모두에게 좋은 공유 경제를 실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토콜 제공자의 토큰 경제학 모델이 신뢰성이 있어야 하며, 앞으로 DePIN이 실 생활에 도입되기 위해서 검증되어야 할 주요 부분입니다.

 

이러한 장점은 무결성과 위변조 방지를 보장하는 블록체인을 활용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DePIN을 구성하기 위한 프로토콜 사업자, 리소스 제공자, 소비자, 인프라를 구성하는 노드 및 장치 들은 모두 블록체인 내에서 식별되는 하나의 ID 산업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현재의 DePIN의 비전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기존 IT 산업의 많은 물리적 인프라 산업들이 재편성될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 그리드와 IT 산업 간에는 서로 다른 기기 식별 id와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지만, DePIN에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도메인들이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도메인들이 통합되면서 파생되는 새로운 시장은 리소스 제공자들을 다양화 시키면서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루기 때문에 새로운 소비 시장이 생겨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

DePIN에는 여러가지 목적의 프로토콜이 존재하며, 물리적 인프라를 구성하기 위한 센서 및 유무선 네트워크, 데이터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클라우드(서버) 환경을 대체하여 클라이언트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들은 각자의 목적에 맞게 토큰 인센티브를 제공합니다. 여기에서는 현재 각광받고 있는 몇가지 주요 프로젝트들을 소개합니다.

 

Arweave : 

저렴한 가격으로 탈중앙화 스토리지를 제공하는 Arweave는 IPFS로 알려진 Filecoin 만큼 알려진 스토리지 네트워크로, 공급자에게 토큰 보상을 통해 저장 공간을 유지합니다. 탈중앙화된 영구적인 스토리지 네트워크인 Arweave에 대한 보상 토큰인 AR은 리소스 제공자에게 저장된 데이터의 양과 엑세스 빈도에 따라 인센티브로 제공됩니다.

 

Livepeer : 

라이브피어는 동영상 트랜스코딩 어플리케이션입니다. 중개인을 없애고 비용 없이 원활하고 빠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토콜입니다. LPT는 오케스트레이터라고 하는 리소스 제공자(CPU, GPU 및 대역폭)들의 보상으로 사용되며, 브로드캐스터가 네트워크에 수수료를 지불하는 경우에 일부 획득할 수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이러한 방식을 간단히 비디오 채굴이라고 합니다.

 

Ocean : 

AI의 핵심인 데이터를 토큰화하여 마켓 플레이스에서 거래가 가능한 프로젝트인 오션 프로토콜은 데이터 공유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구현합니다. 프로토콜은 장기적으로 데이터를 수익화하기 위한 시장의 메이커로써 참여하기 위해서 TCR(token curated registry)이라고 하는 화이트리스트 제도를 도입하여 AI에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의 신뢰성을 제고합니다. 또한 오션 마켓을 통해 데이터 및 알고리즘을 자산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비자는 데이터나 알고리즘에 대한 접근 권한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Helium : 

탈중앙화된 무선 네트워크 프로젝트로 널리 알려진 Helium은 기존 IoT 장치의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의 한계를 공급자에게 토큰 인센티브를 지급하여 환경 구축을 촉진시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5G 및 WiFi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저전력이면서도 긴 전송 거리를 가진 네트워크 기술인 LoRaWAN 기술을 사용하여 대규모 IoT 환경 구축을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한동안 규제 문제와 시장 상한제 제약으로 인해 더딘 성장을 보였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성공적인 물리적 인프라를 구축한 프로젝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nder : 

분산형 GPU 랜더링 플랫폼인 Render 네트워크는 AI 채택으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받은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탈중앙화된 네트워크를 통해 고성능의 연산량을 바탕으로 랜더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Render는 유휴 GPU 리소스의 효율적인 활용을 강조하며, 효율적인 양방향 시장 매칭을 통해 컴퓨팅 작업의 효율성을 향상 시켜 줍니다.

 

 

맺음말

DePIN은 블록체인 기술이 각광받는 초창기부터 논의되어 왔던 주제입니다. 2022년 메사리에 의해 개념적 용어로 정립된 DePIN의 생태계는 점진적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AI의 성장은 DePIN 성장의 촉매제로 사용되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DePIN은 소프트웨어만으로 구성된 산업이 아니기에 일반적인 크립토 산업의 성장 속도에 비해 느릴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기존 정부나 민간 기업에 의해 모니터링되고 운영되던 환경에서 탈중앙화로의 전환은 새로운 규제를 요구하며 아직까지는 불확실한 요소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은 새로운 인터넷으로의 전환에서 많은 환경들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에, 앞으로 주목해야할 이유가 충분합니다.